<은급주일 설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 하셨느니라.”(요8:29)
은급주일입니다. 은급주일은 은퇴하신 원로목사님들을 도와주고 섬기는 주일입니다. 우리 감리교회의 은급주일은 1914년 3월 23일에 순국하신 전덕기 목사님을 도와준 데서 시작했습니다. 1914년 6월 제7회 미감리교회 연회는 상동교회 담임목사이셨던 전덕기 목사님의 유가족들에게 매월 15원씩 생활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덕기 목사님은 ‘한민족에게 생기를 불어넣은 복음전도자이자 민중목회자’였습니다. 전덕기 목사님은 신민회를 만들고, 헤이그밀사 파견을 후원했으며, 공옥학교와 상동청년학원을 세워 독립운동가를 양성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가 일찍부터 은급제도를 시행한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새 번역은 본문을 좀 더 쉽게 번역했습니다.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셨다. 그것은, 내가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성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성도들이 모인 교회를 하나님은 버려두지 않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십니다.
원로목사님들을 도와주고 섬기는 일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원로목사님들의 목회와 삶 전체가 이미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었기 때문이고, 은퇴 후에 의연하게 순례자로 사시는 삶 또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원로목사님들이 평생을 주님의 교회를 섬기신 후에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고 순례자의 마음으로 사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시1:1)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시84:5) 원로목사님들이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순례길에 오른 순례자처럼 행복하게 사시게 하는 것 자체가 복음전도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 분의 목사님이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좋은 모습으로 여생을 보내시면 목사님들이 섬기셨던 교회의 성도들은 물론이고 목사님을 아시는 주위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복음을 전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목사님들이 끝까지 순례길에 오른 순례자의 향기를 풍기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원로목사님들은 ‘걸어 다니시는 복음전도지요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원로목사님들이 ‘걸어 다니시는 복음전도지’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게 하기 위해서는 목사님의 향기’를 잃지 않는 ‘성직자의 우아한 모습’이 필요합니다. 옛말에 “주향백리(酒香百里)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하였습니다. 술 향기는 백리를 가고, 꽃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합니다. 한 분의 원로목사님들이 풍기시는 순례자의 향기가 온 누리에 진하게 퍼지면 주님의 복음이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원로목사님들이 ‘성직자의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시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은 순례자’가 되시도록 도와드려야 합니다. 원로목사님들은 조용히 침묵하시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계십니다. 촛불은 타오를수록 밝아지지만 초는 녹아갑니다. 자신을 녹이고 또 녹여서 다 녹이시는 그 마지막 힘겨운 순간을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순례자처럼 아름답게 걸어가시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려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원로목사님들을 뵐 때마다 울컥 울컥하는 감동을 느끼고 감사를 드리곤 합니다. 제가 상동교회에 부임하니 전임 목사님은 71세이셨고, 전전임 목사님은 90세이셨습니다. 그리고 소속 목사님으로 원로목사님이 되신 목사님들도 두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전전임 목사님과 사모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저는 모든 교역자들을 데리고 해마다 설날 즈음에 세배를 하러 갑니다. 세배하러 갈 때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늙어 가시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 교회 전임 목사님이신 이동학 목사님과 사모님은 제가 목회하는 데 도움이 되시라고 엄청난 침묵(?)으로 조용히 기도를 해주십니다. 설교를 부탁드려도 꼭 “담임목사님이 명령하셔서 이번만 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성만찬을 부탁드릴 때도, 교인의 자녀 결혼식을 부탁드릴 때도, 후임 목사의 목회를 도와주기 위해서 정말 조심조심 하십니다. 그런 목사님의 사랑을 13년 째 받으면서 울컥 울컥 하는 감동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걸으시는 것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시는 것도 힘들어 하십니다. 또 사모님은 몸이 불편해져서 요양원에 들어가셨습니다. 정말 한 평생을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대쪽 같이 사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이신데 ‘시온의 순례길’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시면서 의연하게 사시는 게 어려워 보입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마26:41) 우리 원로목사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원로목사님들이 다 같은 형편이실 것입니다. 마음은 순례자의 길을 가고 싶지만 육신은 힘들어서 자칫 향기를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도와드려야 합니다.
은급헌금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향기로운 제물“입니다. 사도바울은 자신의 선교사역을 도왔던 헌금을 향기로운 제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가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빌4:1)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향기로운 제물을 드리는 성도들과 교회는 복을 받습니다. 사도바울은 목회자의 삶을 도운 빌립보 교회 성도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실 것이라고 축복합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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