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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기독교신문 청탁원고)

우순(愚巡) 2011. 6. 11. 22:31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

 

서철 (상동교회 담임목사, 삼일학원 이사장)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

 

    호국보훈의 달에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평화통일의 성소’를 제안한다. ‘평화통일의 성소’는 우리 기독교가 이 시대의 나라사랑을 위한 성소가 되자는 것이다. 성소신앙은 에스겔의 비전이었다.

 

    “내가 그들과 화평의 언약을 세워서 영원한 언약이 되게 하고 또 그들을 견고하고 번성하게 하며 내 성소를 그 가운데에 세워서 영원히 이르게 하리니 내 처소가 그들 가운데에 있을 것이며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 내 성소가 영원토록 그들 가운데에 있으리니 내가 이스라엘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을 열국이 알리라 하셨다 하라.(에스겔37:26~28)”

 

 

     기독교는 나라사랑의 성소였다. “민중의 성소 -독립의 성소-반공의 성소-민주의 성소”로 이어지며 시대 시대마다 그 시대에 맞는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개화기에는 민중의 성소로, 일제 늑약기에는 독립의 성소로, 한국 전쟁 후에는 반공의 성소로, 군부 독재 시대에는 민주의 성소로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이러한 시대에 맞는 나라사랑의 방식은 복음의 토착화요 진정한 빛과 소금이었다. 그 때마다 사람들은 교회를 신뢰하고 신앙의 유무에 관계없이 기독교를 정신적인 지주로 삼았다. 당연히 교회는 시대의 비전이었고 구심점이었으며 원동력이었다. 바로 시대의 성소였다. 이제 21 세기에는 통일의 성소이다. 21 세기 우리 기독교의 나라 사랑은 교회를 평화통일의 성소로 세워가는 것이다.

 

 

     시대의 성소신앙은 Image Mission(인상선교)의 실천이다. Image Mission(인상선교)은 하나님의 사랑의 실천이며 하나님의 나라의 구현이다. 하나님은 영혼구원과 함께 사회성화를 성취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의 선포이다. 에스겔의 비전은 사람과 자유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웅변한다. 그동안 교회는 성장주의에 함몰되어서 사회로부터 유리되어 가고 있음을 간과했다. 교회는 기득권의 상징이 되었고, 개독교라는 비난까지 듣더니, 금권선거로 사회법의 철퇴를 맞았다.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풀까? 어떻게 하면 이 난세에 기독교가 다시 Clean Image를 회복할까? 나라사랑이다. 교회가 나라를 사랑하는 국가 구성원이며, 나라의 미래를 이끄는 청정집단이며, 나라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새로운 Image를 창출해야 한다. 새로운 비전을 세워야 한다.

 

 

     교회는 전투만 하느라 전쟁에 패하는 근시안적이고 지엽적인 우를 범했다. 개 교회는 열심히 전도도 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지만 사회는 교회를 향해 옐로카드를 내밀고 경고한다. 다음에는 레드카드를 내밀고 퇴장을 명령할 것이다.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 비록 작고 미미하지만 1도라도 틀어야 한다. 그 좋은 길은 교회가 평화통일의 성소가 되는 것이다.

 

 

     6월에는 공산주의와 싸운 애국지사를 추모하면서 반공을 확인한다. 동시에 6월에는 6월 항쟁을 추모하면서 민주도 확인한다. 이제 반공과 민주는 양자택일이 아닌 양자통합을 거쳐 평화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복음주의 신학의 영혼구원은 중요하다. 무신론적이고 비현실적인 공산주의는 비기독교적이기에 반대한다. 하지만 교회는 시대의 담론과 민중의 요구를 복음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예언자적인 견인력이 있어야 함으로 세속의 가치와 이념논쟁을 뛰어넘는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시대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평화통일의 성소가 그것이다.

 

 

    교회에 생수가 흐르는가? 교회에 생기가 불고 있는가? 교회는 내부 투쟁과 교회별 전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탈진해서 사회의 동정을 바라는 곤비한 존재로 전락했다. 이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자. 6월에는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을 깊이 묵상하면서 교회를 평화통일의 성소로 선포하고 다시 시대의 성소가 되게 하자. 나라사랑을 실천함으로 이 민족에 생기를 불어넣자. 그래서 이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하자! 교회가 평화통일의 성소가 되는 것이 21 세기의 나라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