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묵상원

<시84:5> 주님께 힘을 얻고,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강론(講論)/주일 예배와 수요 예배 강론

밭에 감추인 보배(마13:44) 생기나라 편지(2009-09-01)

우순(愚巡) 2009. 8. 30. 08:38

 

밭에 감추인 보화

 

   (마태복음 13:44)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오늘도 행복하십니까?

 

   저의 매일 아침 기도는 감사의 고백과 행복의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행복합니다. 하나님이 저와 함께 하시니 감사하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새 힘을 얻게 하시니 행복합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새 것이 되었도다! 그리스도 안에서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은총 가운데, 새로운 힘을 얻어 승리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어제 오후 예배에 오신 김복남 전도사님(세브란스 병원 원목실)의 간증은 '감사의 능력'이었습니다. "빌립보서 4장 11절로 13절의 말씀을 읽고 "아픔은 늘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아픔은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빌립보서 4장 11절~13절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바울이 받은 능력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절대적 힘이 아니었습니다.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일체의 비결이었습니다. 이 비결은 자신에게 능력 주시는 자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 수 있는 적응력입니다.  전도사님의 남편 이야기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원목실에서 장애우들과 나눈 이야기도 감동이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형편에 놓여 있던 지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으시고 홀로 되신 전도사님이 장애우들을 돌보시면서 체험한 감사의 간증은 우리에게 아멘을 절로 고백하게 했습니다.

 

   저는 어제 낮 예배시에 "밭에 감추인 보화"를 선포했습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는 팔레스타인의 재산보관전승을 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의 보화를 밭에 묻어 둡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유산 상속을 못한 채 죽게 되면 그 보화는 아무도 모르는 사라진 보화가 됩니다. 이 보화를 나그네가 우연히 발견하면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 밭을 사서  밭에 감추인 보화를 소유하는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비유는 보이는 실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실제를 설명하는 이야기 방법입니다. 예수님은 눈에 보이는 '밭에 감추인 보화' 전승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천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천국은 보화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은 천국의 삶을 삽니다. 불가의 고승은 이 세상을 지옥이라고 말하고, 지옥을 잊으라고 말합니다. 잊는 것 곧 무상무념의 상태에 이를 때 해탈을 경험하고 열반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큰 깨달음입니다. 그러나 저는 불가의 가르침을 넘어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습니다.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지옥 같은 삶, 지옥 같은 이 세상의 고통을 잊는 것도 중요한 깨달음이지만,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도 천국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더 소중합니다. 더 행복한 깨달음입니다. 아브라람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 길, 요셉의 종살이와 옥살이, 출애굽 백성의 가나안 길, 다니엘의 불구덩이 등은 모두가 지옥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동행한 아브라함이나 요셉이나 다니엘은 천국의 삶을 누렸습니다. 천국은 죽어서만 가는 저 세상의 사건만이 아닙니다. 천국은 지금 여기서도 경험할 수 있는 현재의 사건이기도 합니다. 우리 감리교의 교리 가운데 천국은 통치의 고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가 천국임을 믿습니다."  이 번 주간도 천국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천국은 밭에 감추인 보화입니다.

 

   천국은 밭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이게 절묘한 말씀입니다. 성경의 비유들은 초대 교회의 특수한 상황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씨뿌리는 자의 비유는 전도대 파송식에서 서포되었습니다. 잃어버린 씨가 옥토에 떨어진 씨보다 세 배일지라도 실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옥토에 떨어진 씨 하나는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기 때문에 , 시간이 지나면 큰 결실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는 교인 훈련용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이상과 다른 교회의 실제 생활 속에서 힘들어 하는 교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훈련용으로 선포되었습니다.

 

    보화를 기대하고 교회에 나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하여, 영생을 얻기 위하여, 진리를 발견하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등등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교회에 나옵니다. 그리고 그 동기는 아주 선합니다. 그런데 막상 교회에 나오고 나면 불편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사람을 나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구분하는 것 부터 불편합니다. 게다가 봉사라도 하면 집에서는 물도 안 묻힌 사람이 식당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선교회의 행사에도 참석해야 합니다. 그나마 거기서 기쁨을 얻으면 괜찮은데 다툼을 경험하기도 하고, 시기와 질투를 목격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회의 때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아픈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도저히 신앙생활을 더 이상 지탱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화를 포기하고 교회를 떠나갑니다. 바로 그 때 그런 사람들에게 교회는 밭에 감추인 보화를 들려 주었습니다. 보화를 얻으려면 밭을 사야합니다. 밭은 보잘 것 없고, 밭은 쓸모도 없지만, 밭을 사야 보화를 얻습니다. 신앙생활을 잘 하시려면 눈에 보이는 모순이나 불만스러운 것들 곧 밭과 같은 쓸모 없는 것들도 사야 합니다. 그래야 보화를 얻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교회를 떠나지 마시고, 믿음을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밭을 사는 자만이 밭에 감추인 보화를 얻습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얻기 위하여 나그네는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았습니다.

 

   가치의 우선 순위가 중요합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밭에 감추인 보화를 얻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았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천국의 가치를 안다면, 그리고 천국을 발견했다면, 우리는 천국을 사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야 합니다. 조심해서 들으십시요. 헌금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이비 이단들처럼 재산헌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 속에는 물질봉헌보다 가치판단과 우선순위가 더 소중하게 선포되고 있습니다. 보화를 얻으려면 밭을 사야 하고, 밭을 사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야 하듯이, 천국을 얻기 위해서는 천국보다 덜 가치 있는 것들을 뒤로 물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잘 다닐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천국의 보화를 얻기 위하여 교회생활의 밭을 사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해도, 가끔은 짜증이 나도, 어떤 때는 시험까지 들어도, 천국의 보화를 얻으려면 보잘 것 없거나 무가치해보이는 것들이라도 감수해야 합니다. 교회 생활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예수님의 교회는 완벽하지만, 눈에 보이는 실제 교회는 불완전합니다. 그러나 그 불완전한 교회 속에, 그 모순이 팽배한 듯한 실제 교회 생활 속에 보화가 묻혀 있습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 밭을 사서 보화를 얻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꼭 천국의 보화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번 주간도 꼭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 보화를 발견하신 분이 있으시면 밭을 사시기 바랍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보화를 얻으실 수 있도록 보화가 묻힌 밭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보화는 발견하시지 못하신 채 밭만을 보시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면, 마음의 눈을 열어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교회는 모순과 모자람이 남아 있는 밭이기에, 실제 교회 생활 속에서 아직 천국을 발견하지 못하실 수 있지만, 꼭 한가지를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교회라는 밭은 천국의 보화를 감추어둔 축복받은 밭입니다. 교회생활을 잘 하는 사람은 반드시 천국의 보화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