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의 밤에 퍼진 향기(마가복음 14:1-11)
들어가는 말씀
우리들의 달력으로는 수난주간 가운데 수요일의 행적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대력으로 하면 본문(막14:1-11)이 수요일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의 날수 계산은 해가 질 때(일몰)부터 다음 해가 질 때까지를 하루로 보기 때문입니다. 즉 본문은 화요일 밤에 일어난 사건인데 유대인들의 계산대로는 해가 진 뒤에 일어났기 때문에 수요일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풀어 본 말씀
화요일 밤(유대 수요일)에는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나는 예수님을 ‘궤계’로 죽이려 하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만든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롯 유다가 돈을 받고 예수님을 죽이려고 대제사장들과 거래를 한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한 여자’가 예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것입니다.
1. 화요일 밤은 음모의 밤입니다.
예수님을 죽이려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그리고 배신자 가롯 유다가 은밀히 돈을 받고 거래를 하는 죽음의 밤이요, 죄악의 밤이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궤계(간사하게 남을 속이는 꾀)’로 잡을 방책을 구하며 온갖 지혜를 다 짜냈습니다. 긴박한 역사의 흐름 속에 음모를 꾸미는 어둠의 자식들은 예나 지금이나 도처에서 음모의 밤을 만들고 있습니다.
2. 음모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한 여인은 예수님의 장사를 준비하였다.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를 하실 때 한 여자가 예수의 머리에 향유를 부어 예수님의 장사를 준비 하였습니다. 같은 시간대를 보내며 같은 상황에서 산 사람들이었지만, 삶의 목적과 가치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한편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억되고 한편은 역사의 모델로 기념되었습니다.
3. 여인이 가진 향유 한 옥합은 음모의 밤에 퍼진 향기였다.
예수님을 죽이려는 무리와 배신자 가롯 유다는 물론 나빴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라고 표현된 ‘제자들(막14:4, 마26:8)’은 적극적인 공범자는 아니었을지라도 음모의 밤에 취해 버린 채 판단력을 상실한 방조범들 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예수님이 칭찬하는 여인을 책망하였습니다. 음모의 밤에 공범자들과 방조범들 사이에서 어느 한 사람 믿을만한 데가 없어도 홀로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향기를 퍼뜨린 아름다운 여인 이었습니다. 자기가 바르고 오지 않고 예수님을 바른 여인의 향유는 어두운 음모의 밤이 만든 악취를 잊게 해주고 있습니다.
맺는 말씀
여인의 향유 기사는 샌드위치 식으로 가운데 끼어 있습니다.(대제사장:1-2절, 여인:3-9절, 가롯 유다:10-11절) 음모의 틈바구니에서도 예수님만을 향하여 향유를 들고 나간 여인은 향기를 퍼뜨렸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에워싸고 있는 상황이 음모와 배산, 죄악과 미움, 시기와 질투로 꽉 차있어도 오직 예수님만을 향하여 나의 값진 옥합을 들고 나가서 향유를 진동시키는 아름다운 삶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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