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묵상원

<시84:5> 주님께 힘을 얻고,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강론(講論)/교회력과 예식 강론

(청파 김광식 박사 고희감사예배 및 기념논총증정식 설교) 2009년 5월8일

우순(愚巡) 2009. 5. 15. 18:08

(청파 김광식 박사 고희 감사 예배 및 기념 논총 증정식 설교)

 

기도의 신학

 

   성경본문: (누가복음 3장 21절-22절)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수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의 위에 강림하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상동교회 담임목사 서철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을 섬기게 된 것은 김광식 박사님께서 우리 상동교회의 원로목사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더 중요한 것은 제가 설교를 아주 짧게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늘 확신합니다. "설교를 짧게 하는 목사는 복이 있나니 저가 다시 청함을 받을 것임이요, 설교을 오래 하는 목사는 화가 있나니 다시는 부르지 아니하리라"(웃음)

 

  저는 오늘 말씀의 제목을 "기도의 신학"이라고 정했습니다. 청파 목사님의 고희 기념 논총의 제목은 '기도와 신학'입니다. 그런데 저는 '기도의 신학'이라고 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목사님을 생각할 때 가장 인상적으로 떠 오르는 이미지가 강남 금식 기도원의 설교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아내와 함께 강남 금식 기도원에서 일주일간 금식 기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많은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분명한 응답도 받았습니다. 그 때 일 주일 간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 설교자가 김광식 박사님이셨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기도원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숙소에 가서 축복기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목사님의 삼단계 신학 과정을 들으면서 박사님의 신학작업이 기도속에 응축되어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 우리는 감사예배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 후에 축사 하시는 분들이 박사님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실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은 사람을 향해 축하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요 예배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입니다. 저는 이 시간 청파 김광식 박사님께서 교회를 우선시 하신 것, 성령의 역사를 구하신 것, 기도로 시험을 이기신 것 등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김광식 목사님의 신학은 신앙과 영성이 내재된 산 신학입니다. 이 또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신학자들의 설교를 듣고는 가끔 은혜를 받습니다. 그러나 김광식 박사님의 설교는 항상 감동을 받습니다. 목사님의 설교 속에는 신앙과 영성이 내재된 산 신학이 밑바탕에 있고 , 직접 기도하시는 신앙생활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에게 들려지는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듣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우리가 감사드리는 것은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광식 박사님을 향하여 하나님이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말씀하신 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기뻐하신다는 말씀이십니다. 고희연을 맞이하신 청파 목사님에게 이 보다 더 귀한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이것은 하나님의 소리요 하늘의 소리입니다.

 

  청파 김광식 박사님을 설명할 수 있는 말들 가운데 아주 인상적인 것은 큰 자부이신 산길 박혜련 사모님께서 지은 "며느리가 시아버님께 드리는 시구"가 아주 적절합니다. "길벗 찾아 곧은 길 가는 순백의 고요한 구도자"입니다. 산길 며느님은 청파 시아버님을 곧은 길을 가는 구도자로 표현했습니다. 아주 적절한 표현입니다. 여기 그 시 전문을 소개합니다.

 

사랑하는 아버님께 며느리가 드립니다.

산길 박혜련

 

오르기 벅찬 산정에

길벗 찾아 떠난 길

 

눈 감으면 보이고

눈 뜨면 사라지는

곧은 길

 

산길 옆 비탈길에

잰걸음 겨워

나무 틈 사이로 스러지네

 

한숨 쉬어가라

하늘 비를 내리시며

두 손 가득 웃으시네

 

곧은 길 걷다 보니

갈라지고 굽은 무릎

새순 틔운 부활향기

새 아침을 맞이하네

 

충만한 고운 열매 담기 위해

내 옷 부인하며

얻은 빈잔

 

동역의 길벗

젖은 눈물 보이시며

정겹게 맞아주시네

 

아!

어느새 순백의 고요함을

걷는 구도자여!

 

   시인이 부르는 노래는 곧은 길, 길벗, 동역자, 구도자 등의 시어로 빚은 하늘의 선률들입니다. 저는 이 시를 여러번 읽으면서 김광식 목사님을 "길벗 찾아 곧은 길 가는 순백의 고요한 구도자"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왜 며느님은 김광식 박사님을 곧은 길을 가는 구도자로 노래하고 있을까요? 청파 선생님이 분명하신 삶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뜻이 분명하셨고, 꿈이 분명하셨고, 말이 분명하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행동도 논리도 방향도 분명하셨습니다.

 

  박사님은 무당의 수양아들이었음에도 정수창 목사님의 권유를 받아들여 신학자의 길을 갔습니다. 아버님은 법관을 원하셨고, 본인은 과학자를 꿈꾸었으나, 정수창 목사님을 만난 후에는 신학자의 비전을 분명하게 가졌습니다. 그러면서 신학의 방향을 "그리스도인이며 한국인"을 설명하는 토착화신학에 맞추셨습니다. 박사님의 신학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언행일치의 신학(유교의 바탕위에 선 기독교)를 시작으로 신토불이의 신학(불교의 바탕위에 선 기독교)를 거쳐 복의 신학(무교의 바탕위에 선 기독교)을 정립하심으로, 유불선의 배경속에 살아가는 한국인의 기독교인 됨을 설명하시었습니다. 여기에는 기도와 삶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뜻이 분명하셨고, 꿈이 분명하셨기에, 가시는 길도 분명하셨습니다. 며느님의 말처럼 곧은 길을 가는 고요한 구도자가 딱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여기에 더 하나 하나님께 특별히 감사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박사님의 조직신학이 가지고 있는 주제의 특징입니다. 박사님은 교회론 중심의 신학을 전개하시었고, 구원론 다음에 윤리를 배치하심으로 칭의와 성화라는 웨슬리신학의 틀을 지키셨으며, 종말론 앞에 에큐메니칼 대화와 토착화를 언급하심으로 토착화신학을 교의학의 주제로 부각시키셨습니다. 이는 박사님의 신학이 뜻과 꿈과 길이 일치하는 곧은 길의 구도자이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소리를 듣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진한 아쉬움도 느낍니다. 박사님께서 고령에 녹내장으로 종말론을 완성하시지 못하신 채 글을 접을 수 밖에 없게 된 건강의 이상이 너무도 큰 아쉬움을 느끼게 합니다. 선생님도 이를 무척이나 아쉬워 하시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마지막 남은 '생명의 불꽃'을 바라보시면서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시고 계십니다. 저도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러나 저는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웨슬리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이란 나이가 들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일 수록 더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웨슬리 목사님이 한 말을 위로의 말씀으로 전해드리면서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박사님의 고령이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 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경험하시고 나실 수록 작업 도중에 있는 복의 신학을 성령의 도우심으로 완성하실 뿐만 아니라 못다 쓰신 종말론을 후학들과 함께 완성시켜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박사님이 기도로 시험을 이기시고 승리하신 것처럼, 젊은 담임목사에게 늘 힘을 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원로목사님으로서 좋은 멘토가 되신 것처럼, 토착화 신학의 작업을 완성하시고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박사님은 토착화의 신학자이시면서 기도원의 설교가로서 곧은 길을 가시는 고요한 순백의 구도자이십니다.

 

  저는 담임목사로서 감광식 박사님에게  축복하면서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고희를 맞이하신 것을 축하하고, 논총을 증정 받으시는 것을 축하드리며, 좋은 씨를 뿌리셨으니 30배 60배 100배의 풍성환 수확을 거두시기를 축복합니다. 아직도 살아서 타오르고 있는 생명의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하셔서 소중한 신학 작업을 완성하시고 기도의 신학을 후세에 남기시기를 축원합니다. 아울러 늘 목사님을 곁에서 좋은 친구이시며 동역자와 도우미로서 평생을 함께 기도해주신 이진선 사모님에게 특별한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사모님 또한 말 없이 기도하시면서 잔잔한 미소로 목사님의 거룩한 신학작업과 설교사역을 돕고 계시는 데 하나님의 깊은 위로를 받으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두 아드님의 목회에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이 넘쳐 나기를 축원합니다.

 

  이제 말씀을 마칩니다. 우리는 여기에 지금 한 사람이 일평생 곧은 길을 가시면서 동역의 길벗을 구하시면서 생명의 불꽃을 불태운 아름다운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선포하시는 은총의 메시지를 듣습니다. 여기까지 이렇게 살아 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우리 모두 우리의 남은 생명의 불꽃을 활활 불태워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기를 축원합니다. 아울러 우리 모두 믿음의 힘이 기도에 있음을 깨닫고 기도의 신학, 기도의 신앙으로 위대한 믿음의 길을 곧은 길을 가는 고요한 순백의 구도자의 삶을 결단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