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나타내 주시는 하나님
기독교에서는 사순절이라 하여 일상적인 삶을 보다 경건하게 살려고 애쓰는 기간을 갖는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을 기점으로 역산하여 40일 이전의 날을 (주일은 계산에서 제외함) “재의 수요일”이라 부르고 이 날부터 사순절의 기간을 지낸다. 사순절 기간 동안 아직 세례받지 못한 사람들은 세례 교육에 임하고, 이미 세례받은 사람들은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하면서 신앙적인 삶을 살기로 재다짐을 한다. 믿음의 선배들 가운데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순교자들일 것이다. 이 신문의 컬럼을 통해 이미 몇 사람의 순교자를 소개했지만 사순절 기간 동안 몇 사람을 더 소개하고자 한다.
프랑스의 리용이라는 옛 도시의 감독으로 있었던 포티누스(Pothinus)는 체포당했을 때 이미 나이가 90이 넘었다. 거동을 별로 못하고 거의 숨을 유지할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 그러나 그는 늘 순교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 싶어했고, 그의 소원이 이루어져 당국에 체포되었다. 관리들의 호송에 따라 재판정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 군중들이 그에게 욕을 하며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던지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가 믿고 있는 신에게 저주를 받을까봐 두려워 더 욕을 하고 무엇을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포티누스는 감사한 마음으로 법정으로 나가면서 마음과 얼굴에 평안을 잃지 않았다. 사람이 평생에 한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고 감사한 일인가?
체포되어 온 포티누스에게 총독은 기독교인들이 믿는 하나님은 어떤 신인가를 물었다. 포티누스는 총독에게 “당신이 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게 될 것입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다. 하나님을 알만한 사람에게는 자연적으로 드러내주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한들 하나님을 알만한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알만한 지혜와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다.
감옥에 갇힌 포티누스 감독은 이틀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감독과 함께 체포되어 온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죽음을 두려워 배교를 한 사람들이 있었다. 배교를 하면 당연히 풀어줄지 알았는데 이들에게 오히려 다른 죄목이 붙게 되었다. 끝까지 믿음을 지킨 교인들은 단순히 기독교인이라는 죄목이 붙었지만 이를 기쁨으로 알고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형장으로 담대하게 나갔다. 반면 배교한 사람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죄목 대신에 살인자라는 죄목으로 형장에 끌려가게 되었다. 믿음을 지킨 사람들이 은혜와 영광의 얼굴로 형장에 나간 반면, 이들은 다른 교인들과 하나님에 대해서는 죄책으로 그리고 로마 당국에 대해서는 분노의 감정으로 뒤섞인 얼굴로 나갔다. 형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믿음을 지키지 않은 이들에게 오히려 “비겁장이”라고 욕을 하였다.
믿음을 끝까지 지킨 이들에게 생명의 면류관이 예비되어 있고, 믿음을 저버린 사람에게 영원한 죄책과 비난이 준비되어 있다. 사순절에 믿음을 새롭게 하고, 순교의 믿음을 지켜가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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